연휴 끝자락 밤, 마당에 나갔더니 달 둘레에 뿌연 테가 둘려 있었습니다. 어릴 적 같으면 할머니가 먼저 말씀하셨을 겁니다. 내일 비 오겠다.

달무리입니다. 달 언저리에 둥그렇게 생기는, 구름 같은 테를 이르는 말이지요.

하늘 아주 높은 곳, 오 킬로미터도 넘는 자리에 얇은 구름이 뜹니다. 그 속 얼음 알갱이가 달빛을 꺾습니다. 꺾인 빛이 달에서 꼭 스물두 도쯤 떨어진 자리에 동그랗게 모여 테가 됩니다.

그 얇은 구름은 비를 몰고 오는 공기 앞자락에 먼저 도착합니다. 그래서 달무리가 서면 여덟 시간에서 열두 시간 뒤에 비가 올 때가 많습니다. 세 번에 두 번쯤은 맞는다고 합니다.

다음 날 아침, 정말 비가 왔습니다. 마당에 널어 둔 고추를 걷는 소리에 잠이 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