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가 끝나도 냉장고를 열면 명절이 아직 거기 있습니다. 위 칸에 전, 아래 칸에 나물, 문 쪽에 송편.

사흘째 같은 상을 차립니다. 전은 데울수록 가장자리가 질겨지고, 나물은 아무리 먹어도 줄지 않는 것 같습니다. 상에 올릴 때마다 접시를 조금씩 작은 것으로 바꿉니다. 그래도 남으면 냉동실로 옮깁니다. 거기 들어간 것은 대개 한참 뒤에야 다시 나옵니다.

다 어머니가 싸 주신 것들입니다. 가져가라고, 무겁지 않다고, 트렁크에 기어이 실어 주신 것들이지요. 뚜껑마다 색이 다른 통에, 어느 것이 무엇인지 적어 두지도 않으셨습니다. 열어 보면 아는 것들이라서요.

오늘 저녁에 남은 전을 마저 데워 먹었습니다. 빈 통을 씻어 엎어 놓으니, 이제야 명절이 끝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