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와 깊이 사이

— 정자에서 삶을 묻다

 

 산은 정자를 높이 들어

한 조각 하늘을 내어 주고

 

강물은 마루 아래 몸을 낮춰

먼 바다의 깊이를 들려준다

 

처마는 하늘을 향해 가볍게 들리고

기둥은 말없이 땅을 깊이 짚었다

 

뜻은 하늘처럼 높이 세우고

삶은 바다처럼 깊이 품을 일

 

빈 마루 한 칸에 앉아 보니

하늘과 바다가 서로 닿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