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아홉 시, 동네 정형외과 대기실은 벌써 자리가 거의 찼다. 대부분 어르신들이다. 벽에 걸린 텔레비전에서는 아무도 보지 않는 아침 방송이 흐른다.

번호표를 뽑고 앉으니 옆에서 대화가 들린다. 어디가 아파서 왔느냐, 무릎이다, 나는 어깨다. 처음 본 사이인데 병명부터 주고받는다. 그러다 딸 이야기, 손주 이야기, 올해 김장은 얼마나 할 거냐는 이야기로 넘어간다. 어느새 물리치료실 커튼 너머의 안부까지 오간다.

간호사가 이름을 부르면 대화가 뚝 끊긴다. 한 사람이 진료실로 들어가고 나면, 남은 사람은 옆자리 다음 사람과 다시 처음부터 시작한다. 어디가 아파서 오셨어요.

내 차례가 왔다. 일어서는데 옆자리 어르신이 한마디 하셨다. “젊은 사람이 벌써 여길 다 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