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샅’이라는 우리말이 있습니다. 시골 마을의 좁은 골목길을 가리키는 순우리말입니다. 돌담과 흙담 사이로 구불구불 이어지던, 차 한 대 들어가기도 어려운 그 좁은 길 말입니다.
고샅은 큰길이 아닙니다. 그러나 한 마을의 정은 늘 그 좁은 길에서 오갔습니다. 누구네 집 숟가락이 몇 개인지까지 알던 사이, 골목 어귀에서 마주치면 “밥은 먹었나” 묻던 인사, 담 너머로 건네지던 갓 부친 부침개. 고샅은 길이면서, 동시에 사람과 사람이 맞닿던 자리였습니다.
가장 깊은 정은 늘 넓은 길이 아니라, 좁은 고샅에서 오갔습니다.
넓고 빠른 길이 늘어날수록, 우리는 그 좁은 고샅 같은 사이를 잃어 가는지도 모릅니다. 오늘은 누군가에게 넓은 대로가 아니라, 마음의 고샅 하나를 내어 주면 어떨까요. 좁아도 따뜻한, 그런 길 하나를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