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볕뉘’라는 우리말이 있습니다. 사물의 틈으로 잠깐 비치는 햇볕을 이르는 말이지요. 처마 밑, 나뭇잎 사이, 건물과 건물 사이로 손바닥만큼 들어오는 그 볕입니다.

그런데 이 말에는 뜻이 하나 더 있습니다. 그늘진 처지에 있는 사람에게 미치는, 남의 보살핌이나 도움을 이르기도 합니다. 옛사람들은 그 작은 온기가 꼭 틈으로 드는 볕을 닮았다고 여긴 모양입니다.

생각해 보면 정말 그렇습니다. 힘들 때 받은 도움은 대개 크지 않았습니다. 밥 한 끼, 말 한마디, 잠깐 들어 준 하소연. 그 작은 볕뉘가 그늘진 하루를 견디게 했지요.

오늘 누군가에게 볕뉘 한 조각을 건넬 수 있다면, 그것으로 넉넉합니다. 햇볕은 온 하늘을 덮어야 따뜻한 것이 아니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