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을 우리는 자꾸 미룹니다. 이 일만 끝나면, 이번 고비만 넘기면 그때 쉬겠다고요. 그러나 그 ‘그때’는 늘 다음 고비 뒤로 물러납니다. 쉬는 것이 어쩐지 뒤처지는 일 같아, 마음 편히 쉬어 본 지가 언제인지 가물가물합니다.

옛사람들은 달랐습니다. 김매다 허리를 펴고 나무 그늘에 앉는 것도 농사의 한 대목이었고, 겨울 들녘은 아예 한 계절을 통째로 쉬었습니다. 땅도 쉬어야 다음 농사를 짓는다는 것을 알았던 것이지요.

쉼은 멈춤이 아니라 고름입니다. 숨을 고르고, 마음을 고르고, 걸음을 고르는 시간. 쉬지 않는 낫은 무뎌지고, 쉬지 못한 마음은 상하기 마련입니다.

오늘 하루, 짧게라도 온전히 쉬어 보세요. 미안해하지 않고 쉬는 것. 그것도 성실의 다른 이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