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이라는 말을 우리는 가진 사람의 몫으로 미루곤 합니다. 넉넉해지면 그때 나누겠다고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때는 좀처럼 오지 않습니다. 가질수록 모자란 것이 더 잘 보이는 까닭입니다.

옛집 담장은 낮았습니다. 감나무 가지가 담을 넘으면 그 감은 이웃의 것이기도 했고, 잔치 음식은 담 너머로 먼저 건너갔습니다. 넉넉해서 나눈 것이 아니라, 나누면서 넉넉해졌던 것이지요.

쌓아 두는 곳간은 채워도 채워도 허전한데, 나눈 기억은 오래도록 마음을 덥힙니다. 나눔은 덜어 내는 일이 아니라, 외로움의 벽을 허무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오늘 나눌 것이 꼭 돈이나 물건일 필요는 없습니다. 한 끼 밥, 안부 한마디, 자리 하나. 작게 나눌수록, 세상은 조금씩 덜 외로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