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생신날 아침, 처음으로 미역국을 끓였습니다. 평생 받기만 하던 그 국을, 서툰 솜씨로 처음 끓여 본 것입니다. 불린 미역을 참기름에 달달 볶다가, 문득 코끝이 시큰해졌습니다.
생각해 보면 내 생일마다 어머니는 늘 새벽같이 일어나 이 국을 끓이셨습니다. 나는 그것을 당연한 아침 풍경으로만 여겼지요. 막상 직접 해 보니, 그 한 그릇에 얼마나 많은 손길과 이른 새벽이 담겨 있었는지 그제야 알 것 같았습니다.
받을 때는 몰랐던 사랑의 무게를, 내가 그 자리에 서 보고서야 알았습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국그릇을 어머니 앞에 놓아 드렸습니다. “맛이 어떨지 모르겠어요.” 어머니는 한 술 뜨시더니, 별말씀 없이 그저 오래 웃으셨습니다. 그 웃음 앞에서, 나는 비로소 조금은 철이 든 것 같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