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중이라는 말을 들으면, 흔히 누군가를 높이는 장면이 떠오릅니다. 윗사람을 깍듯이 모시고, 훌륭한 이를 우러르는 일. 그러나 그것만이라면, 존중은 가진 사람과 높은 사람에게만 돌아가는 말이 되고 맙니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존중은 오히려 그 반대편에 있는지도 모릅니다. 나와 다른 사람을 굳이 같게 만들려 하지 않고, 그 다름을 그대로 두는 일. 내 생각이 옳다고 밀어붙이는 대신, 저 사람에게는 저 사람의 길이 있겠거니 하고 한 걸음 물러서 주는 일입니다.

그래서 존중은 말보다 침묵에 가까울 때가 많습니다. 상대의 말을 끝까지 듣는 것, 끼어들고 싶은 마음을 한 박자 누르는 것, 내가 다 안다는 표정을 거두는 것. 대단한 칭찬이 아니라, 그 사람의 자리를 좁히지 않는 작은 조심스러움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우리는 자기 생각이 단단해집니다. 살아온 날이 쌓인 만큼 옳고 그름의 잣대도 또렷해지지요. 그 또렷함이 때로는 곁에 있는 사람을 가르치려 드는 마음으로 새어 나오기도 합니다. 자식에게, 후배에게, 오래된 친구에게 말입니다.

존중한다는 것은, 그 잣대를 잠시 내려놓고 상대를 나와 똑같은 한 사람으로 마주하는 일입니다. 손아래라고 해서, 나와 다르다고 해서 함부로 하지 않는 것. 어쩌면 그것이야말로 나이가 들수록 더 빛나는 품위인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