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람’이라는 우리말이 있습니다. 강을 이르던 옛말이지요. 지금은 잘 쓰지 않지만, 오래된 노래나 땅 이름 속에 그 자취가 남아 있습니다.

같은 강이라도 가람이라 부르면 결이 달라집니다. 강이 지도 위의 물줄기라면, 가람은 소리 내어 부를 때 마음속으로 유유히 흘러드는 물 같습니다. 말 하나에도 이렇게 온도가 있습니다.

가람은 서두르는 법이 없습니다. 바위를 만나면 다투지 않고 돌아가고, 낮은 곳이 있으면 그리로 흘러, 끝내 더 큰 물과 만나 바다에 이릅니다. 옛사람들은 그 느긋한 흐름에 기대어 삶의 이치를 읽곤 했습니다.

오늘 마음이 급하게 여울졌다면, 가람이라는 옛말을 가만히 불러 보세요. 서두르지 않아도 결국 닿는다는 것을, 그 오래된 이름이 조용히 일러 줄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