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다는 것에 대하여

 

 읽는다는 것은

흘러가는 시간을

내 마음에 머물게 하는 일이다

 

산을 읽는 이는

침묵을 읽고

강을 읽는 이는

낮은 곳으로 흐르는 마음을 읽는다

 

한 그루 나무를 읽다 보면

나이테보다

견디어 온 계절을 만나고

 

한 채의 정자를 읽다 보면

기둥보다

그곳에 머물렀던 사람을 만난다

 

읽는다는 것은

오늘의 나를

어제보다 조금 더

따뜻하게 이해하는 일이다

 

오래 읽을수록

조금씩 깊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