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길어지면 마음도 눅눅해집니다. 며칠째 해를 보지 못하면, 이 비가 영영 그치지 않을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지요. 사는 일에도 그런 장마가 있습니다. 애써도 나아지지 않고, 그저 견디는 것 말고는 도리가 없는 시절이요.
그런데 나무는 장마를 그냥 견디지 않습니다. 비가 긋기를 기다리는 동안, 뿌리를 땅속 깊이 내립니다. 그래서 장마를 지난 나무가 여름 가뭄을 버텨 냅니다.
견딤은 주저앉아 있는 일이 아닙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뿌리를 내리는 일입니다. 지금 당장은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 것 같아도, 견디는 시간만큼 사람은 깊어집니다.
그치지 않는 비는 없습니다. 오늘도 눅눅한 하루를 견디고 있는 당신에게, 이 말을 건네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