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맛비가 쏟아지던 하교길, 교문을 나서면 우산의 숲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그 많은 우산 속에서도 아이들은 신기하게 제 어머니를 단박에 찾아냈지요.

우산이 없는 날도 있었습니다. 그런 날이면 어머니는 당신 어깨가 반쯤 젖은 채로 걸으셨습니다. 우산은 분명 하나였는데, 젖는 쪽은 늘 어머니였습니다. 집에 닿을 때까지 내 어깨는 보송했습니다.

어제 학교 앞을 지나다, 우산을 들고 서 있는 할머니 한 분을 보았습니다. 손주를 기다리는 것이겠지요. 시대가 바뀌어도 교문 앞 그 자리는 여전했습니다.

비 오는 날이면 생각합니다. 누군가의 우산이 되어 주는 일, 그리고 기꺼이 한쪽 어깨를 적시는 일. 사랑은 예나 지금이나 그렇게 조금 젖은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