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께.
장마가 잠깐 갠 일요일에, 손주에게 자전거를 가르쳤습니다. 안장 뒤를 붙잡고 골목을 스무 바퀴쯤 돌았을까요. 허리가 끊어질 듯해서야 알았습니다. 사십 년 전 아버지 허리도 이랬겠구나.
그때 아버지는 분명 잡고 있다고 하셨는데, 돌아보면 저만치서 웃고 계셨지요. 저는 그게 서운해서 한참 입을 내밀었습니다. 잡았다는 손을 놓아야 아이가 달린다는 걸, 이제야 알겠습니다.
오늘 저도 슬그머니 손을 놓았습니다. 아이는 모르고 골목 끝까지 달려갔습니다. 뒤도 안 돌아보고요.
바퀴가 두 개뿐인 것이 어떻게 넘어지지 않고 가는지, 아버지는 끝내 설명해 주지 않으셨지요. 저도 설명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