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은 길의 가장자리, 풀이 자라는 언저리를 이르는 우리말입니다.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는
길의 가장자리에서
개망초는 피고

바랭이 강아지풀
이름 없이 밟히고도
아침이면 다시 서고

가운데로만 달리는 세상
곁을 내어주는 자리는
언제나 조금 젖어 있다

장마 갠 아침
길섶에 앉은 잠자리 한 마리
길보다 먼저 마른다

— 개망초, 바랭이, 강아지풀. 길섶의 이름들을 소리 내어 불러 보면, 걸음이 조금 느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