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력’이라는 우리말이 있습니다. 여러 사람이 힘을 합하여 일하는 것, 또는 그렇게 모인 힘을 이르는 말입니다.

옛 마을에는 울력의 날들이 있었습니다. 상을 당한 집, 큰물에 담이 무너진 집, 일손이 앓아누운 집. 그런 집의 일은 품삯도 밥값도 따지지 않고 온 마을이 나서서 해 주었습니다. 품앗이가 품을 주고받는 약속이라면, 울력은 갚음을 바라지 않는 보탬이었지요.

수해 소식이 이어지는 요즘, 뉴스 한켠에는 꼭 그런 손들이 보입니다. 장화를 꿰고 남의 집 가재도구를 나르는 사람들, 진흙 묻은 몸으로 밥차 앞에 줄을 선 사람들. 생면부지의 집 마루를 닦으며, 낯선 이의 세간을 제 것처럼 조심히 다루는 사람들.

울력이라는 말은 낡았지만, 그 힘은 낡지 않았습니다. 무너진 담은, 지금도 여럿의 손이 다시 쌓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