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주의보가 연일 이어지는 요즘, 동네를 걷다 보면 자잘한 풍경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아파트 경비실 앞에 누가 두고 갔는지 모를 얼음물 두 병. 택배 기사님 드시라고 내놓은 현관 앞 이온음료와 쪽지 한 장. 시장 골목 어물전 아주머니가 옆 가게 좌판까지 드리워 준 차양 그늘. 그리고 낮 두 시, 혼자 사는 윗집 어르신 문을 괜히 한번 두드려 보는 아랫집 사람.
배려는 거창한 말 같지만, 이 계절의 배려는 이렇게 구체적입니다. 그늘 한 뼘, 얼음물 한 병, 안부 한 번. 돈이 드는 일도, 품이 많이 드는 일도 아닌데, 받은 쪽은 그 여름을 오래 기억합니다.
더위는 혼자 견디면 재난이지만, 서로 살피면 계절입니다. 오늘도 어느 경비실 앞에는, 말없이 놓고 간 수박 반 통이 시원하게 땀을 흘리고 있을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