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는 그냥 심한 더위가 아닙니다. ‘물’과 ‘더위’가 합쳐진 말로, 물기를 잔뜩 머금어 찌는 듯한 더위를 이릅니다. 장마 끝에 오는 요즘 더위가 꼭 그렇지요.

같은 더위라도 결이 다릅니다. 볕이 쨍쨍 내리쬐어 살갗이 따가운 더위는 ‘불볕더위’, 습기가 몸에 감겨 밤에도 식지 않는 더위는 ‘무더위’입니다. 요즘처럼 밤 기온이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는, 무더위가 밤까지 이어지는 셈입니다.

옛사람들은 이 눅눅한 더위를 잘 알았기에 말끝에 물을 담았습니다. 무덥다, 후텁지근하다, 푹푹 찐다. 말만 들어도 등줄기가 축축해지지요. 에어컨이 없던 시절에도 이 더위를 살아 낸 말들이니, 말이 곧 부채였던 셈입니다.

오늘 밤도 무더위가 이어진다고 합니다. 부디 물 자주 드시고, 한낮 바깥일은 미루시길. 이 물기 많은 더위도, 처서 바람 한 줄기면 걷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