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 실은 손수레를 끌고 언덕을 오르던 어르신에게, 지나가던 청년이 꾸벅 인사를 했습니다. “수고하십니다.” 별것 아닌 그 한마디에, 어르신 얼굴이 환해졌습니다.

수고라는 말은 본디 받을 수(受)에 괴로울 고(苦), ‘고통을 받는다’는 뜻에서 왔다고 합니다. 그러니 수고하셨습니다라는 인사는, 당신이 오늘 치른 어려움을 내가 안다는 말인 셈입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하는 일들이 있습니다. 새벽 골목을 쓸고, 무거운 것을 나르고,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 하루를 떠받치는 일들. 그 곁을 지나며 건네는 수고하십니다 한마디는, 그 하루를 알아봐 주는 눈길입니다.

언덕을 다 오른 어르신이 청년의 등에 대고 답례를 보냈습니다. “학생도 더운데 수고하시게.” 서로의 하루를 알아본 두 사람이, 폭염 속에서 잠깐 서로의 그늘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