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에서 ‘씨’는 씨앗에만 쓰이지 않습니다. 말씨, 마음씨, 솜씨, 글씨. 사람의 바탕과 태도를 이르는 자리마다 이 한 글자가 붙습니다.
말씨가 곱다는 것은 목소리가 곱다는 뜻이 아닙니다. 같은 말도 상대가 다치지 않게 고르는 마음, 그 바탕이 곱다는 뜻이지요. 마음씨가 그 사람 마음의 결이라면, 말씨는 그 결이 입 밖으로 드러난 무늬입니다. 그래서 말씨는 꾸민다고 고와지지 않습니다. 바탕이 고와야 무늬도 곱습니다.
말이 씨가 된다는 속담도 있습니다. 무심코 뱉은 말이 어딘가에 심겨 자란다는 것을, 옛사람들은 알았던 것입니다. 고운 말은 고운 것을 틔우고, 모진 말은 모진 것을 틔웁니다. 씨앗이 그렇듯, 심을 때는 몰라도 자라서야 무엇이었는지 드러나지요.
오늘 하루, 나는 어떤 씨를 뿌리고 다녔는지. 저녁 무렵에야 가만히 되짚어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