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란도란’이라는 우리말이 있습니다. 여럿이 나직한 목소리로 정답게 이야기하는 모양을 이르는 말이지요. 소리 자체가 이미 다정합니다. 도란도란, 발음만 해도 입안이 동글동글해집니다. 센 발음이 하나도 없이, 혀가 구르는 대로 흘러가는 말입니다.
열대야에 창문을 열어 두고 자다 보면, 이따금 이 말의 실물이 들려옵니다. 늦은 밤 아래층 평상에서, 어느 집 베란다에서, 낮고 느린 말소리가 이어지다가 이따금 웃음으로 번집니다. 무슨 이야기인지는 들리지 않아도, 그 가락만으로 정다운 밤입니다. 잠은 좀 더뎌도, 그런 밤은 밑지는 법이 없습니다.
큰 소리는 담을 넘어 시비가 되지만, 도란도란은 담을 넘어 자장가가 됩니다. 말에는 크기가 있고, 정은 대개 작은 소리 쪽에 삽니다.
오늘 밤에도 어디선가 도란도란, 여름밤이 익어 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