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버스 맨 뒷자리, 할머니 두 분의 이야기를 본의 아니게 주웠다.

“복숭아 한 상자 샀는데 혼자 다 못 먹어. 반 줄게.” “됐어, 이 더위에 뭘 들고 와.” “그럼 반의반만.” “반의반이 어디 있어. 줄 거면 반을 줘.” “아까는 됐다며.”

흥정인지 나눔인지 모를 실랑이가 정류장 세 개를 지나도록 이어졌다. 결론은 복숭아 반과 자두 반을 서로의 대문 앞에 두고 가기로. 애초에 그럴 거면서 뭘 그리 오래 밀고 당기셨을까.

“더운데 뭘 나와. 문고리에 걸어 놓고 가.” “알았어. 근데 이따 저녁에 뭐 해?” “뭐 하긴, 더워서 아무것도 안 해.” “그럼 우리 집에서 수박이나 먹어.”

버스에서 내리며 생각했다. 두 분의 여름은, 복숭아와 자두와 수박으로 달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