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던한 사람이 있습니다. 웬만한 일에는 낯빛이 변하지 않고, 조금 서운한 일도 그러려니 하고 넘깁니다. 곁에 있으면 이상하게 마음이 편안해지는 사람이지요.

무던함을 무디다고 오해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무딘 것과 무던한 것은 다릅니다. 무딘 사람은 몰라서 지나치고, 무던한 사람은 알면서도 덮어 줍니다. 다 보고 다 느끼면서, 굳이 문제 삼지 않는 쪽을 고르는 것이지요.

까다로운 사람 곁에서는 늘 눈치를 봅니다. 내 말이 어디 걸리지 않을까, 오늘 기분은 어떨까. 무던한 사람 곁에서는 그럴 일이 없습니다. 실수를 해도 크게 번지지 않으니, 사람이 오래 머뭅니다.

모난 것이 대접받는 세상에서, 둥근 것은 손해 보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오래 곁에 남는 사람은, 대개 그 둥근 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