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친구의 부친상 소식을 들었습니다. 문자를 쓰다가 지웠습니다. 위로가 될 만한 말을 찾느라 몇 번을 고쳐 썼는데, 고칠수록 길어지기만 했습니다. 얼마나 힘드시냐, 뭐라 드릴 말씀이 없다, 마음이 아프다. 다 맞는 말인데 어쩐지 다 남의 말 같았습니다.

군말은 하지 않아도 될 쓸데없는 말을 이릅니다. 덧붙일수록 뜻이 오히려 흐려지는 말이지요.

그런데 이 낱말에는 다른 쓰임도 있습니다. “군말 없이 따랐다” 할 때의 군말은 불평입니다. 하나의 말이 군더더기와 불평 사이에 서 있는 셈인데,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말이라는 점에서는 둘이 다르지 않습니다.

결국 한 줄만 보냈습니다. 가는 길에 들르겠다고.

빈소에서 그 친구는 내 손을 한참 잡고 있었습니다. 그때도 우리는 아무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