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방학이라, 손주가 온다는 날이면 어머니의 하루가 달라집니다.
아침 일찍 시장에 다녀오십니다. 평소엔 반 마리도 크다던 닭을 두 마리나 사고, 손주가 좋아한다는 옥수수를 한 자루 안고 오십니다. 선풍기 날개를 닦고, 이불을 볕에 넙니다. 냉동실에는 아이스크림이 칸마다 채워집니다.
정작 손주는 와서 몇 시간 게임을 하다 갑니다. 어머니가 애써 차린 밥상보다 시켜 먹는 치킨을 더 반깁니다. 그래도 어머니는 서운한 기색이 없습니다. 왔다 갔다는 것, 그거면 됐다고 하십니다.
돌아가는 아이 손에는 어김없이 봉지가 들립니다. 옥수수며 반찬이며, 다 먹지도 못할 만큼. 문 앞에서 손을 흔드는 어머니의 여름은, 그렇게 짧고 환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