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는 볕이 쨍하더니, 점심 무렵 소나기가 한바탕 지나갔습니다. 우산을 챙기면 개고, 접으면 다시 후드득. 하늘이 무슨 마음인지 종잡을 수가 없습니다.

이렇게 오다 말다 하는 비를 이르는 우리말이 ‘건들장마’입니다. 초가을에 비가 오다 금세 개고, 또 오다 다시 개는 장마를 가리키지요. 여름 장마처럼 며칠을 퍼붓지 않고, 건들건들 오다 말다 합니다.

여름과 가을 사이에는 이렇게 머뭇대는 날들이 있습니다. 아직 물러서긴 아쉬운 더위와, 슬그머니 밀고 드는 서늘함이 하루에도 몇 번씩 자리를 바꿉니다. 낮에는 여태 매미가 목청을 높이지만, 밤이 되면 어느새 풀벌레 소리가 그 자리를 채웁니다.

처서가 코앞입니다. 건들장마 몇 번 지나고 나면, 어느 아침 공기의 결이 문득 달라져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