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은 늘 앞모습만 보여 줍니다. 그래서 우리는 매일 앞을 매만지며 삽니다. 표정을 고르고, 옷깃을 여미고, 웃는 낯을 연습하기도 하지요.

정작 내 뒷모습은 내가 보지 못합니다. 그것은 늘 남의 몫입니다. 사진 속에서도 나는 언제나 앞으로만 서 있으니, 내 등이 어떤 표정을 짓는지 나는 영영 알지 못합니다.

앞모습은 꾸밀 수 있어도 뒷모습은 어쩌지 못합니다. 축 처진 어깨, 서둘러 가는 걸음, 멀어지는 뒤통수. 말로는 괜찮다 해 놓고, 등은 그렇지 않다고 말하는 날이 있습니다. 누구의 뒷모습이든, 그 사람이 미처 숨기지 못한 하루가 거기 얹혀 있습니다.

얼마 전, 헤어지며 돌아서던 친구의 뒷모습을 한참 바라봤습니다. 다 괜찮다던 그 사람의 등이, 얼굴이 못다 한 말을 대신하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