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무엇이든 정확히 잽니다. 걸음 수도, 잠든 시간도, 심장이 뛴 횟수까지 숫자로 남습니다. 손목 위 작은 화면이, 오늘 내가 얼마나 움직였는지를 소수점까지 알려 줍니다.
그런데 할머니의 부엌에는 저울이 없었습니다. 소금은 한 자밤, 물은 자작하게, 간은 ‘알맞게’. 국이 끓으면 손등으로 김을 쐬어 보고, 뜸 들 때를 귀로 가늠하셨습니다. 그 어림으로 차린 밥상이 늘 맞춤했습니다.
어림은 대충이 아닙니다. 눈대중과 손대중으로 짐작해 헤아리는, 오래 쌓인 감각이지요. 저울로는 잴 수 없는 것들을, 그 손끝은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모든 것을 재고 나서, 우리는 더 잘 살게 되었을까요. 재지 않아도 알던 것들을, 어쩌면 재기 시작하면서 잊어버린 것은 아닐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