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마른빨래를 걷어 무릎에 쌓습니다. 낮의 볕이 아직 남았는지, 수건에서 마른 햇빛 냄새가 납니다. 빨래집게 자국이 남은 옷을 하나씩 폅니다.
개는 데에는 순서가 없습니다. 손에 잡히는 대로 반을 접고, 또 반을 접습니다. 따뜻한 수건을 얼굴에 잠깐 대 보기도 합니다. 수건은 수건대로, 속옷은 속옷대로 탑을 쌓다 보면, 머릿속이 텅 비는 하루 중 드문 시간이 옵니다.
한참을 개다 보면 꼭 한 짝이 남습니다. 짝 잃은 양말 하나. 세탁기 어딘가에 숨었는지, 널 때 흘렸는지. 해마다 몇 켤레씩 이렇게 홀아비가 됩니다.
그래도 버리지는 못하고, 나머지 한 짝을 기다리는 자리에 도로 넣어 둡니다. 언젠가 짝이 나타나면, 시치미 떼고 다시 한 켤레인 척할 수 있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