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마루’라는 말이 있습니다. 달빛이 내려앉는 마루, 또는 달이 높이 걸리는 하늘의 꼭대기를 이르는 말로 쓰이지요.

다만 먼저 짚어 둘 것이 있습니다. 이 말은 사전에 없습니다. 예부터 전해 온 말이 아니라, 요즘 사람들이 지어 쓰는 말입니다.

그렇다고 아무렇게나 지은 말은 아닙니다. ‘마루’는 본디 두 가지를 이릅니다. 앉고 눕는 널빤지 바닥이 마루이고, 산마루·고갯마루처럼 가장 높은 데도 마루입니다. 그러니 달마루는 달이 내려앉는 자리이면서, 달이 가장 높이 오르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옛 낱말의 결을 제대로 짚어 지은 셈이지요.

우리말은 물려받기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도 지어집니다.

전등도 텔레비전도 없던 시절, 마루에 달빛이 고이면 그것이 곧 저녁의 등불이었습니다. 그 풍경을 담을 말이 없어 누군가 새로 지었다면, 그것도 우리말이 살아 있다는 뜻일 것입니다.

오늘 밤에는 잠들기 전에 잠깐 불을 꺼 보세요. 창으로 달빛이 들면, 그 자리가 달마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