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내 입은 옷을 한 아름 안고 세탁소에 갔습니다. 주인은 받자마자 옷을 하나씩 펴 보며 얼룩부터 살핍니다. “이건 커피고, 이건… 김칫국물이네요.” 나는 언제 묻었는지도 모르는 것들입니다.

옷마다 작은 번호표가 옷깃에 달립니다. 천장 레일에는 비닐을 씌운 옷들이 줄줄이 매달려, 문이 열릴 때마다 조금씩 흔들립니다. 다림질하는 자리에서는 하루 종일 김이 오릅니다.

접수증을 받아 나오는데 주인이 불러 세웁니다. “저기, 작년 겨울 코트 아직 안 찾아가셨는데요.” 까맣게 잊고 있었습니다. 옷장에 없는 줄도 모르고 한 계절을 지난 것입니다. 비닐 안에서 한 해를 꼬박 기다린 코트를 함께 받아 들었습니다.

집에 와 비닐을 벗기니, 코트에서 지난겨울의 세제 냄새가 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