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는 앞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대문과 마당이 있는 앞과 달리, 집 뒤에도 좁은 자리가 하나 있습니다. 그곳을 ‘뒤란’이라 합니다. 집 뒤의 울타리 안, 볕이 잘 들지 않는 그늘진 곳이지요.
뒤란에는 앞에 내놓기 뭣한 것들이 모입니다. 장독대, 쌓아 둔 나무, 삽과 호미, 금 간 화분. 손님은 오지 않고 식구들만 드나듭니다. 여름에도 그곳 흙은 늘 축축했고, 담벼락에는 이끼가 앉아 있었습니다.
그래서 뒤란은 아이들 차지였습니다. 숨바꼭질을 하면 다들 그리로 숨었고, 야단을 맞은 날에도 뒤란에 가서 한참 앉아 있다 나왔습니다. 앞에서 못 하는 일을, 뒤란에서는 할 수 있었으니까요. 어른들도 그것을 알아서, 굳이 찾으러 오지 않았습니다.
요즘 집에는 뒤란이 없습니다. 대신 우리는 베란다에 나가 잠깐 서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