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처음 열이 났던 밤을 기억합니다. 해열제를 더 먹여야 하는지, 응급실에 가야 하는지 몰라 새벽 내내 검색만 했습니다. 부모 노릇이라는 게 이렇게 막막한 것인 줄은 몰랐습니다.
노릇은 맡은 구실, 마땅히 해야 할 몫을 이르는 말입니다. 자식 노릇, 부모 노릇, 어른 노릇. 어느 것 하나 배운 적이 없는데, 때가 되면 해야 합니다. 준비가 되어서 맡는 것이 아니라, 맡고 나서 배우는 것이지요.
잘하고 있는지 알려 주는 사람도 없습니다. 시험도 없고 점수도 없어서, 한참 지나고 나서야 어렴풋이 짐작할 뿐입니다. 그동안은 그저 서툰 채로 합니다.
며칠 뒤 어머니께 전화를 걸어 물었습니다. 어머니도 그때 그러셨느냐고. 수화기 저편에서 웃으셨습니다. “나도 몰랐지. 그냥 한 거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