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여덟 시, 아파트 단지가 오랜만에 시끄럽다. 개학이다.
한 달 넘게 조용하던 놀이터 옆 길로 아이들이 쏟아져 나온다. 새 실내화 주머니를 흔들며 뛰어가는 아이, 아직 잠이 덜 깬 얼굴로 엄마 손에 끌려가는 아이.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앞집 아이는 방학 새 훌쩍 커 있었다. 인사를 하는데 목소리도 굵어져 있었다.
경비 아저씨가 화단에 물을 주다 말고 아이들을 향해 손을 든다. 아이들 몇은 인사를 하고, 몇은 못 본 척 지나간다. 지각을 했는지 뒤늦게 뛰어가는 아이 하나가 단지를 가로지르고, 그 뒤로 아이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가 따라간다. 준비물 두고 갔다고.
단지가 다시 조용해진 건 여덟 시 반쯤이다. 물 준 화단이 젖어 있고, 매미 소리는 어느새 성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