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 사람의 얼굴은 모릅니다. 그런데 그 집이 사는 모양은 어렴풋이 압니다. 아침 여섯 시쯤 물 내리는 소리, 저녁이면 의자 끄는 소리, 가끔 늦은 밤의 청소기 소리.
기척은 누군가 있음을 알 만한 소리나 낌새를 이르는 말입니다. 문밖의 기척, 방 안의 기척. 보이지 않아도 그 자리에 사람이 있다는 것을, 우리는 소리로 압니다.
기척이 없으면 그제야 궁금해집니다. 혼자 사는 어르신 댁에 며칠 인기척이 없으면 통장이 문을 두드려 보는 것도, 신문이 그대로 쌓이면 옆집이 먼저 알아채는 것도 그래서지요. 우리는 이웃의 얼굴은 몰라도, 이웃의 기척은 압니다. 살아 있다는 소식이 굳이 말이 아니어도 되는 셈입니다.
어젯밤에는 며칠 만에 옆집에서 소리가 났습니다. 안심하고 잠들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