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여덟 시, 하천 산책로에 사람이 많습니다. 며칠 새 바람이 선선해진 덕입니다. 물가에서는 풀벌레 소리가 올라옵니다.

같은 길을 저마다 다른 속도로 돕니다. 팔을 크게 저으며 앞질러 가는 아주머니, 강아지가 멈출 때마다 함께 서는 청년, 유모차를 밀며 천천히 걷는 부부. 자전거가 벨을 울리면 다들 한 뼘씩 옆으로 비켜섭니다. 누구 하나 인사하지 않지만, 몸은 서로를 알아보고 자리를 냅니다.

벤치에는 어르신 두 분이 앉아 계십니다. 걷지는 않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십니다. 그것도 산책이겠지요.

한 바퀴를 돌고 나오는데, 아까 앞질러 갔던 아주머니가 저만치서 다시 뒤따라옵니다. 결국 같은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