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랍 깊은 곳에서 누렇게 바랜 편지 한 장을 발견했습니다. 어머니의 글씨였습니다.

밥은 챙겨 먹고 다니니. 엄마는 늘 네가 첫째다.

스무 해 전, 처음 서울로 올라오던 날 가방에 몰래 넣어두셨던 편지였습니다. 그때는 바빠서 끝까지 읽지도 못했던 글이, 오늘은 한 글자 한 글자가 가슴에 박힙니다.

편지는 빠르지 않습니다. 쓰는 데도, 닿는 데도, 읽는 데도 시간이 걸립니다. 그런데 그 느린 시간만큼 마음이 오래 머뭅니다. 빠른 문자 메시지가 흉내 낼 수 없는 온기가 거기 있습니다.

오늘 아침, 당신도 누군가에게 손으로 쓴 문장 하나를 건네보면 어떨까요. 받는 사람의 서랍 속에서 스무 해를 살아남을 문장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