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내’라는 말을 아시는지요. 밤하늘에 강물처럼 펼쳐진 은하수를, 제주에서는 이렇게 불렀습니다.

‘미리’는 용을 뜻하는 옛말 ‘미르’에서 왔고, ‘내’는 시냇물입니다. 용이 사는 내, 용처럼 길게 흐르는 내인 셈이지요. 견우와 직녀가 일 년에 한 번 건너던 그 강이 바로 미리내입니다. 영어로는 ‘밀키웨이’, 한자로는 ‘은하수’라 하지만, 미리내라는 말에는 강 하나가 하늘을 흐른다는 상상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같은 별을 보아도, 이름이 고우면 마음에 강 하나가 흐릅니다.

도시의 불빛 탓에 이제는 미리내를 보기 어려워졌지만, 시골의 깊은 밤이나 산 위에서는 지금도 그 강이 흐릅니다. 언젠가 캄캄한 밤하늘을 만나거든, 은하수 대신 ‘미리내’라고 가만히 불러보세요. 말 한마디에 밤하늘이 한결 깊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