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 끝 작은 채소가게에는 늘 할머니가 계셨습니다. 손님이 천 원어치 콩나물을 사도, 할머니는 으레 한 줌을 더 얹어 주셨습니다.
“할머니, 자꾸 더 주시면 뭐가 남아요?” 하고 물으면, 할머니는 웃으며 말씀하셨습니다. “남는 거? 사람이 남지. 또 오잖아.”
비 오는 날이면 가게 앞을 지나는 이에게 “비 그치고 가” 하며 처마 밑을 내어 주셨고, 팔리지 않고 남은 채소는 형편이 어려운 이웃집 문 앞에 말없이 놓아두곤 하셨습니다.
할머니의 저울은 늘 한쪽으로 기울어 있었습니다. 정(情) 쪽으로요.
큰 마트가 생기고 손님이 줄어도 그 작은 가게가 오래 버틴 건, 채소가 싸서가 아니라 그 ‘한 줌 더’의 마음 때문이었습니다. 오늘 누군가에게 한 줌 더 얹어 줄 일이 있다면, 그것이 바로 우리 동네를 따뜻하게 만드는 저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