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초롬’이라는 우리말이 있습니다. 이슬이나 빗물에 살짝 젖어, 그 모습이 가지런하고 차분한 모양을 가리키는 순우리말입니다. “풀잎이 이슬에 함초롬 젖었다”처럼 씁니다.
이 말이 고운 까닭은, 젖어 있음을 초라함이 아니라 단정함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흠뻑 쏟아진 비가 아니라 밤새 살며시 내려앉은 이슬, 그 옅은 물기에 오히려 빛깔이 더 또렷해지고 결이 차분히 가라앉는 — 그런 고요한 아름다움을 담은 말입니다.
화려하게 빛나지 않아도, 함초롬히 젖은 것에는 그 나름의 단정한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요란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새벽 풀잎처럼, 지난밤의 무언가를 가만히 머금고 단정히 하루를 여는 것. 오늘 당신의 아침도 함초롬했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