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분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사소한 말다툼 끝에, 다 큰 아들과 몇 달째 연락을 끊고 지냈다고요. 먼저 손 내밀기엔 자존심이 상하고, 그렇다고 마음이 편한 것도 아닌, 그런 어정쩡한 날들이 이어졌습니다.
그러던 어느 저녁, 전화가 울렸습니다. 아들이었습니다. “엄마, 별일 없지?” 그 한마디에, 몇 달 동안 단단히 쥐고 있던 것이 한순간에 풀려 버렸다고 했습니다. 알고 보니 아들도 그 몇 달, 수없이 전화기를 들었다 놓았다 했다더군요.
용서는 대단한 결심이 아니라, 먼저 건네는 짧은 안부 한마디로 시작되곤 합니다.
틀어진 사이일수록, 먼저 건네는 말은 늘 무겁게 느껴집니다. 그러나 그 무거운 한마디를 건너고 나면, 서로가 실은 같은 자리에서 서성이고 있었음을 알게 됩니다. 오늘 마음에 걸리는 얼굴이 있다면, 거창한 사과가 아니어도 좋습니다. “잘 지내?” 그 한마디면 충분할지 모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