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을 자신을 낮추는 일이라고만 생각하면, 어쩐지 주눅 드는 일처럼 느껴집니다. 그러나 참된 겸손은 자기를 깎아내리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을 정확히 아는 데서 오는, 조용한 단단함입니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고 합니다. 속이 비어 가벼운 이삭은 빳빳이 서 있지만, 알이 꽉 찬 이삭은 그 무게로 저절로 고개를 숙입니다. 사람도 그렇습니다. 정말로 많이 아는 사람일수록, 자기가 모르는 것이 얼마나 많은지를 압니다. 그래서 함부로 단정하지 않고, 남의 말에 먼저 귀를 기울입니다.
겸손은 나를 작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남이 들어올 자리를 비워 두는 일입니다.
고개를 숙일 줄 아는 사람 곁에는 사람이 모입니다. 그 앞에서는 누구나 마음 놓고 자기 이야기를 꺼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누군가의 말을, 내 생각을 잠시 내려놓고 끝까지 들어 보면 어떨까요. 그 작은 숙임이, 관계를 깊게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