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람’이라는 우리말이 있습니다. 밤이나 상수리 따위가 충분히 익어, 저절로 떨어질 정도가 된 상태를 이릅니다. 그렇게 익은 열매 자체도 아람이라 부릅니다.

아람은 억지로 따낸 열매가 아닙니다. 여름내 볕과 비를 제 속도로 다 받아 내고, 어느 때가 되면 가지와 이어진 자리가 저절로 헐거워집니다. 누가 흔들지 않아도 그렇습니다.

밤송이에는 터지는 금이 세 줄 있습니다. 볕이 드는 쪽이 먼저 벌어지고, 거기서부터 차례로 입을 벌리듯 갈라집니다. 벌어진 뒤에 알만 떨어지기도 하고, 다문 채 송이째 떨어지기도 합니다. 떨어지는 소리로 어느 쪽인지 압니다.

설익은 것을 비틀어 떨어뜨린 것과는 단맛부터 다릅니다. 한 알만 씹어 봐도 갈립니다.

이번 주 나무 밑은 벌어진 밤송이로 가득합니다. 모두 안에서부터 열렸습니다.